'B2B 의사결정은 이성적이다.' 저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B2B 고객도 결국 불안하고, 지치고, 책임이 두려운 사람이니까요.
B2C와 B2B 마케팅의 차이를 '감정 vs 이성'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하지만 둘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개념이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B2B는 엄청나게 감정적인 영역입니다.
회사의 결정도 결국 사람이 내립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잘못된 선택에 대한 불안, 반복되는 업무의 피로,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결정합니다. 실제로 CEB(현 가트너)와 구글이 B2B 구매자 3,000명을 조사한 결과, B2B 브랜드는 B2C 브랜드보다 오히려 더 강한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1 개인이 짊어지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업체 세 곳의 견적을 비교할 때도 무게중심이 1:1:1인 경우는 드뭅니다. 대개는 마음에 둔 곳이 이미 있고, 나머지는 그 선택을 검증하는 데 쓰입니다. 6sense 조사에서도 B2B 구매자의 81%가 첫 연락 시점에 이미 선호하는 업체가 있었습니다.2
반박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이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후의 생각이 모두 틀어지기 때문입니다.
1.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이 가장 신경 쓰는 한 가지에 확실히 답하는 제안이 더 선택받습니다.
2. B2B 세일즈의 제1원칙이 '빠른 팔로업'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안을 찾고 비교하는 일은 직장인의 시간을 크게 잡아먹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에 따르면 문의 후 1시간 안에 연락한 기업은 그보다 늦은 기업보다 실제 상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약 7배 높았습니다.3 먼저, 빠르게 답해주는 업체는 그 자체로 고객의 수고를 덜어줍니다.
3. 고객이 떠나는 이유도 이성적인 언어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이유는 실망이나 서운함인데 '예산'이나 '기능'으로 설명되기도 하고, 불편한 피드백이 세일즈나 제품팀을 거치며 걸러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지 사유를 텍스트만으로 분석하는 것은 때로 위험한 착각으로 이어집니다.
B2B 마케팅의 대상은 기업이 아니라, 기업 안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직장인으로서, 이성적이지 않을 때에도 이성적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꽤 큰 차이입니다. B2B 마케터는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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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B·Google, 「From Promotion to Emotion: Connecting B2B Customers to Brands」 — Think with Goog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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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sense, 「2024 Buyer Experience Report」 — Business Wi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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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Business Review, 「The Short Life of Online Sales Leads」 (2011) — H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