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를 다운받는 사람이 진화하면, 상담을 신청하는 사람이 될까요? 제 경험으로는, 생각보다 그 둘은 그냥 다른 사람일 때가 많았습니다.
B2B 마케팅에서는 리드를 '리드 → MQL → SQL → 영업 기회 → 계약'처럼 단계별로 관리하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료를 받아간 사람(MQL)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상담을 원하는 사람(SQL)으로 자라날 거라 기대하며 마케팅을 운영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물론 겹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MQL과 SQL은 한 줄로 이어진 계단이 아니라, 교집합이 조금 있을 뿐인 서로 다른 집합에 가깝습니다. 자료를 내려받는 사람의 심리와, 도움과 자문을 구하는 사람의 환경과 심리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쪽이 다른 쪽으로 넘어가려면 저절로 자라나는 게 아니라, 넘어갈 계기가 필요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단계 모델을 대중화한 포레스터조차, 이제는 MQL 중심의 관리 방식이 끝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리드 중심 퍼널에서 문의가 계약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고요.1
물론 세일즈 조직이 크고, 마케팅을 오래 운영해온 회사라면 MQL도 쓸모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유능한 세일즈는 많아야 두세 명입니다. 이들이 하루 종일 리포트를 받아간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게 나을까요, 적더라도 도입과 상담에 관심을 보인 사람을 만나는 게 나을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팀일수록, 마케팅의 역할은 더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게 아니라 세일즈가 만날 가치가 있는 사람을 데려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