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돈이 너무 좋습니다. 다만 언제나 목적이 아닌 수단이길 바랍니다.
커리어의 대부분을 스타트업에서 보냈습니다. 스톡옵션, 성과급 같은 단어들이 만든 몇몇 성공 사례를 보며 스타트업의 환상에 이끌린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걸 알게 된 지금은, 막연한 비전보다 현실적인 조건을 보고 판단하게 된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성과급 소식을 볼 때나,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분명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과 저는 애초에 다른 길을 걷고 있고, 그 자리에도 그만의 고민과 갈등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질투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래 고민했습니다. 나는 얼마나 벌어야 할까. 나는 정말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 걸까. 제가 내린 답은 이 정도였습니다.
걱정 없이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정도.
갖고 싶은 책과 건담, 음반을 조금은 고민하며 살 수 있는 정도.
나중에 결혼을 하거나 큰 병이 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정도.
이 공간에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솔직히 돈을 벌고 기회를 얻기 위한 이유가 큽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파도를 타듯 즐겁게 이야기하는 기분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쫓기보다, 결이 맞는 분들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앞으로 1~2년, 제가 이루고 싶은 경제적 목표는 액수보다 이 한 문장에 가깝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할 때, 언제든 그 결정을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